조선 태종 때 처음으로 조령(문경 새재)의 길을 개척할 때의 일이라고 합니다.
당시 문경현감이 긴급히 조정에 보고하여야 할 중대 안건이 있었습니다.
현감은 역졸중에 신체가 건강하고 발이 빠른 자를 골라서
조정에 상계(上溪)할 장계를 가지고 급히 조령을 넘어가 다음 역까지 체송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현감의 명령을 받은 역졸은 서둘러 문경새재를 넘어가는데 새재의 중간지점에 이르렀을 때
그만 커다란 호랑이에게 잡아 먹히고 말았습니다..
문경현감은 역졸이 호환 당한 줄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름이 지나서 조정에서 재차 보고서를 올리라는 글이 전해 오자
문경현감은 깜짝 놀라 요성역으로 가서
자신이 보낸 역졸을 호출하였으나 그 역졸은 지금까지 귀임하지 않고 행방불명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사실을 안 현감은 그 역졸의 행방을 탐색하기 위해 문경새재 일대를 수색한 결과
호랑이가 먹다 남은 신체 일부와 행장이 발견되었습니다.
현감은 보고가 지연된 사유와 아울러 조정에 사건의 경위를 전했습니다.
이 장계를 받은 태종은 대노하여 나랏일을 하는 사람이 호환을 당한건
문경새재를 지키는 산신령이 소흘히 한탓이니 문경새재 산신령의 자격을
박탈하라는 엄명을 내렸습니다..
왕의 명령을 받은 신하들은 고승을 찾아가 방법을 구했고
고승은 문경새재에 있는 산신을 모시는 곳에 산신사
있는 제문을 불사르고 합장을 하는 것이 였습니다..
그리고 그 날 밤 천지가 진동하는 듯한 호랑이 울부짖음이 밤새 일어나
인근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습니다..
이튿날 고승의 인도로 산신사로 가보니 그 앞에 거대한 호랑이 한 마리가 쓰려져 있었습니다..
호랑이는 곧 정신을 차려 사라 졌지만 그 후부터 문경새재에는 호환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있은 이후 5년후 전씨(錢氏)라는 풍수지리를 하는 사람이 문경새재에서 하루를 보냈는데
그의 꿈에 호랑이가 나타나 말하기를
'나는 새재 산신령이요 5년전에 그만 나라에 죄를 지어 아직 면죄를 못 받았으니
그대가 나를 위해 나라에 상소(上疏)하여 억울한 죄명을 씻어줄 수 없겠는가? '하고 간청했습니다..
그는 5년이 지나도록 고생하고 있는 신령의 넋이 가엾어서
즉시 문경새재 산신령에 관한 사죄상소를 올렸습니다..
그 상소를 본 태종은 새재 산신령의 죄를 사(赦)하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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