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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평 지식

초기 힌두교 : 다양한 종교의 합일

by 페오스타 2009.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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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는 하나의 단일한 종교라기 보다는 다양한 성격의 종교가 섞여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할 것이다.
하지만 그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것은 각자의 카스트에 부과되는 규칙과 제의를 충실하게 준수하려
한다는 점, 또 그렇게 해야 내생이 더 행복해지리라고 믿는 것이다.

베다시대의 종교

1. 역사적 배경

아리아족이 들어오기 이전에 다사족(Dasas 혹은 Dasyus)이 인더스강 유역과 인근 지역에서 기원전 2천년
이전부터 고대 문화를 형성하며 살고 있었다. Mohenjodara 유적은 그 문명의 흔적을 보여준다.
이들 다사족은 業(Karma)과 윤회사상을 맹아적으로 내포하고 있었고 모신과 동물, 풍요의
신(힌두교 쉬바 Shiva의 초기 형태라는 가설도)을 숭배했다. 그러나 문자 기록을 남기지 않아서 문명의
실체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기원전 20세기 중엽 복합인종집단인 아리아족이 남하 인도의 서북평원으로 진출하여 먼저 인더스강 상류에
정착해 부락을 이루며 살기 시작했다. 이 때 유목생활에서 농경생활로 경제구조가 바뀌었다. 이들은
소마(Soma)를 제조하여 신들에게 바쳤다. 한편 아리아족과 다사족, 그리고 아리아족 내부의 전쟁이 있었다.
이 전쟁은 [라마야나(Ramayana)]와 [마라바라타(Mahabharata)]에 전해진다. 아무튼 전쟁의 결과로 인더스강
지류 5대 강 유역을 아리아족이 점령하게 된다.

아리아족 각 부족에는 라자흐(rajah)라는 세습제 왕 혹은 족장이 있었다. 베다 시대 막바지에 이들 라자흐의
권력이 급성장했다. 라자흐 주변에는 많은 사제들이 있었고, 전사, 사제, 농민과 목축민으로 신분이 구분되었다.
종교적으로는 공희제가 발전하고, 민담 및 서사물이 생겨나면서 종교사상도 풍부해졌다. 힌두교의 첫 성전인
삼히타(samhita, 집성)도 만들어졌다.




2. 베다의 구조와 내용

리그-베다(Rig-Veda), 사마-베다(Sama-Veda), 야주르-베다(Yajur-Veda), 아타르바-베다 (Atharva-Veda)
등을 일컫는 베다는 '성스러운 지식'이라는 의미로, 영어의 wit 및 wisdom, 희랍어 오이라, 라틴어 video,
독일어 wissen과 같은 어원이다. 이들 베다 문헌은 대단히 복잡하다. 후대에 네 권의 베다 각각에 하나 이상의
브라흐마나(Brahmana; 일종의 지침서)가 덧붙여졌다. 여기에 다시 브라흐마나를 보충하여 아라니아카(Aranyaka)
또는 [숲의 書]라는 것이 덧붙여졌다. 그 후 철학적 논의가 보충되었는데 그것이 우파니샤드(Upanishad)다.
이 우파니샤드는 특별히 베단타(Vedanta; 베다의 마지막 결론 부분이라는 뜻)로 칭하기도 한다. 이 문헌들은
모두 쉬루티(Shruti: 귀로 들은 것)에 속한다. 즉 계시를 받아 씌어진 성스러운 문헌이라는 뜻이다. 이후의 문헌은
모두 스므리티(smriti; 기억에 의한 것)라고 한다. 즉 계시에서 파생되었지만 인간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수트라(sutra), 샤스트라(shastra), 서사시 Mahabharata, Ramayana, purana, tantra 등이 이에 속한다.

리그-베다는 "찬송절구의 베다"라는 뜻이다. 전 10권으로 된 종교 시집으로 베다 시대 이전부터 당시까지의
종교행위를 반영하고 있다. 리그-베다는 구전으로 전해졌던 것들로 주로 지상, 천상, 가까운 대기에 거주하는
한 신 혹은 여러 신에게 바치는 기도문이었다.

공희제의의 발전에 따라 사제들이 등장했다. 아드흐바리우(adhvaryu)는 제의를 분비하고 경문을 낭송하는
사제였다. 호타르(hotar)는 獻酒와 招神을 맡았고, 아그니드흐(agnidh)는 공희의 불을 지피는 사제였다.
그러나 후대로 오면서 브라흐민(brahmin)이 제의를 주재하는 사제가 되었다. 브라흐민은 성스러운 청원 중
가장 중요한 brahman(기도)을 읊는 사제였다. 이 브라흐만이라는 용어는 '성스러운 말씀', '성스러운 지식',
'주문' 등 넓은 의미로 사용되었다.

새로운 신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공희제의가 행해지고, 역으로 새로운 공희제의에 의해 새로운 신화가
생성되기도 했다. 공희제의는 인간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 행하는 것으로, 제의가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Agni, Soma, Brihaspati 등 신이 찾아와 힘을 발휘해 줄 수 있어야 했다. 한편 제의가 신뿐 아니라
우주 전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일어나면서 우주적 차원의 신도 등장한다. 그것은 우주 자체도 태초의
어떤 공희사건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믿게 된 것과 연관된다. 베다나 해설서 브라흐마나와 우파니샤드를 보면
우주는 원래 어떤 태초의 소나 말, 또는 인간이었는데, 그것이 원초의 사건에서 제물로 바쳐졌고, 그 몸이
해체되어 세계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리그-베다는 태초의 인간 푸루샤(Purusha)가 신들을 시켜서 자신을 제물로 바치게 했다고 한다. 金卵,
또는 金胚라는 히라니아가르바(Hiranyagarbha)로부터 창조주 프라자파티(Prajapati)가 탄생했다고도 한다.
태초의 공희로부터 전체 세계가 비롯되었다고 하는 송가들도 있다. 즉, 만물의 기원을 서술하는 신화가
제의에 바탕해서 탄생했던 것이다.

Indra는 인도 북서부 지방의 신으로, 중간 하늘의 신들을 지배하는 폭풍의 신, 건기를 끝내는 몬순의 신,
전쟁의 신이다. 벼락불 바즈라(Vajra)를 거머쥐고 있으며, 가뭄을 일으키는 용 브리트라 (Vritra)를 격파했다.
Rudra는 쉬바의 초기 형태의 신이다. 무서운 산신으로 히말라야의 눈으로부터 무서운 폭풍을 몰고 내려오는
사나운 신이며 약초를 관리하는 신이라고도 한다. 이 신은 공포와 외경, 애원하는 태도를 갖게 한다.
한편 약초를 관리한다는 것은 쉬바의 속성인 재생의 능력과 연결되었다.

단 세 걸음에 지상과 대기, 하늘을 모두 장악하여 세상을 밤에서 꺼내주었다는 Vishnu는 루드라와 함께
다른 베다의 신들을 누르고 힌두교의 주요 신이 되었다. Yama는 죽음을 겪어 본 최초의 인간으로, 죽은
사람을 심판하고 통치하는 신이 되었다. 조상숭배의 관념과 관련된 신이다. Varuna는 도덕적 외경심을
불러일으키는 신이다. 원래 원래 天蓋의 신이었으나 자연법칙의 영역까지도 관리하는 신으로 여겨졌다.
바루나는 질서를 유지하고, 죄악을 폭로하고 참과 거짓을 심판하며 제의주의 ritualism를 수호하는 신이다.
이 신은 충성 및 약속이행의 신 미트라와 우주의 신비적 원리를 추상적으로 개념화한 Rita와 연결된다.
리타는 우주 삼라만상에 내재하는 원리이다.

한편 예배의식의 신들도 있었다. 불의 신 Agni는 제의의 불을 관리하고, 죄를 씻어주며, 악마를 몰아내어
화로 주인의 집을 보호하고, 인간을 인도하며, 신부의 정신적 남편이자 신랑의 형제로서 결혼을 성화하고,
신과 인간을 중재하는 사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아그니가 임재하지 않으면 공희제의는 유효할 수
없다고 믿었다. Soma는 소마 식물의 즙에 깃든 신이다. 제의에서 소마를 초빙하는 절차가 제의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신이 앉아있다고 생각되는 자리에 소마즙을 붓고 제사를 지내는 사람도 그것을 마시며 찬양했다.
성스러운 기도문의 신성한 힘을 가리키는 Brahmanaspati는 기도문을 음송할 때 행위가 발휘하는 신성한 힘으로,
신의 마음을 움직여 기도하는 자에게 호의를 베풀도록 하는 역할이었다. 이는 브라흐만(기도문)을 올바로 외우는
일의 중시와 관련된다.

이외에 리그-베다에는 바람의 신 Vayu, 광폭한 폭풍의 신 Marut, 여명의 신 Ushas(희랍의 Eos),
우샤스의 남자 시종 Asvin등이 있었다.



힌두교도는 적어도 그 신에게 기도할 때는 그 신을 가장 중시하므로, 자기들의 신 모두를 가장 높은 존재라고
여기는 일종의 교체신관(henotheism)을 가지고 있었다.

그밖의 베다들은 리그-베다의 부속물이다. 우선 산문으로 구성된 Yajur-Veda는 탄원, 기도, 간구에 사용되었고,
운율있는 詠唱을 모아놓은 Sama-Veda는 주로 소마 공희에서 사제가 사용했다. 그 가사 대부분은
리그-베다에서 따온 것이다. 그리고 Atharva-Veda는 공포, 근심, 분노, 증오, 육체의 고통, 또 그것을
치유하려는 인간의 노력 등 리그-베다에서 소홀히 다룬 체험들을 여러 가지 주문으로 표현했다. 이것은
평민들이 가정과 부락에서 행하는 것으로 축복과 저주의 주문을 많이 담고 있고, 악을 제거하는 주문과
미워하는 이에게 해를 끼치는 주문도 포함했다. 특징적인 것은 인간 육신의 생명기관, 분비작용, 골격 등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정확히 묘사했다는 것이다.

베다 시대가 끝날 즈음 사제의 숫자와 세력이 늘어났다. 사제들은 종교생활과 지식추구를 전업으로 했다.
한편 그 때부터 전체 만물 속에서 통일의 원리를 찾으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러므로 리그-베다중 후대의
송가에서는 갑자기 비쉬바카르만(Vishvakrman, 우주의 주재자), 프라자파티(Prajapati, 생물의 주재자, 창조주),
푸루샤(Purusha, 최초의 인간) 등이 등장한다.

제 10권의 129번째 송가는 위대한 우주적 실재를 언급하는데 '유일물'이라고만 지칭했는데, 그것은 우주 있기
이전에 존재한 중성적인 원리 내지는 활동를 가리틴다. "존재(Sat)도 비존재(Asat)도 없었다. ... 유일물은
공기로 숨쉬지 않고 아직은 스스로 숨쉬고 있었다. ... 유일물 속에서 욕망이 꿈틀거렸다. ... 신은 이 세상이
창조된 후에야 나타났다. ...

베다시대 끝날 무렵 사제들의 철학적 자질이 크게 개발되어 세상과 만물의 기원을 알려는 충동으로 이어졌다.





브라흐마니즘

기원전 7세기 말엽 아리아족이 갠지스강 유역을 점령하면서 아리아인이 상위층을 차지하고 그 밑에
다른 종족들이 자리잡았다. 이 계급 구조는 사제계급 Brahmin, 지배계급 Kshatriya, 평민 Vaisya,
노예 계급 Shudra로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지배 귀족층과 브라흐민 사이의 권력 다툼이 치열했으나
점령 과정에서 귀족층의 분주함을 틈타 브라흐민이 권위를 증진시켰다. 나중에는 브라흐민들이
신보다도 더 중요한 지위에 있다고 주장하기조차 했다. 聖語는 일단 낭송되면 강력한 주술 효과를
발휘하므로 신도 거기에 복종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사제들은 권력의 중심은 자신들이라고 주장했다.

브라흐마나는 네가지 베다에 붙는 사제들의 지침서이다. 리그-베다에는 아이타레야(Aitareya),
카우쉬타키(Kaushitaki), 白 Yajur-Veda에는 사타파타-브라흐마나(Satapatha Brahmana),
黑 Yajur-Veda에는 타이띠리야-브라흐마나(Taittiriya Brahmana), Sama-Veda에는 8가지의
브라흐마나, 아타르바-베다에는 고파타(Gopatha)이다. 원래는 사제학교의 사제 지망생들이
암기해야 하는 구술 지침이었다가, 기원전 300년 또는 그 이후에 문자로 기록된 후 자주 개정되었다.
일종의 브라흐민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으며, 예배에 대한 철학적 사상을 보여준다. 이 브라흐마나는
사제들이 자기의 제의를 발전시키고 해석하는 일에 몰두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제의가 강제력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창조의 힘까지도 갖는다고 생각했다는 인상을 받게 한다.

공식적 의례는 곡식 추수 때, 보름과 초승, 초봄, 긴 우기, 가을, 戰勝 축제에서 왕을 성화할 때, 신을
불러 위무할 때 행해진다. 가장 긴 공희는 말(馬)의 공희인 아스바메다(Asvamedha)로 1년 이상 동안
걸려서 609마리의 동물을 모아 바친다. "아스바메다를 행하는 이는 모든 죄를 탕감받는다"라고 한다.

가정에서는 화롯불을 이용해 공희를 치루는데, 아침저녁으로 아그니에게 쌀이나 보리를 바치고 매달
오고이에서 조상 영들에게 pinda(빵)를 바친다.

후대에 올수록 우주의 통일된 원칙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의식이 공희제의 절차에 대한 지침과 뒤섞였다.

리그-베다 끝부분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창조관이 생물의 주재자 프라자파티가 우주의 인격적 창조자
브라흐마 스바얌부(Brahma Svayambhu, 自存하는 브라흐마)로 되는 등 다분히 일신론적인 내용으로
변화했다. 사색적 성향의 사제들은 기도문의 성스러운 힘이 우주 대사까지도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면
그 힘은 신과 인간 모두를 복종시킨다고 할 수 있으므로 결국 우주의 궁극적 원리는 그 힘이라는 것에
생각이 미쳐 우주의 궁극적 원리를 브라흐만이라고 상정하게 되었다.




우파니샤드의 철학

기원전 3세기 경까지의 구비전승들이 베다에 부속되는 여러 문헌에 수록되었다. 우파니샤드는
"스승 가까이에 앉음", 즉 "궁극적인 지혜에 관한 토론"이라는 의미이다. 이 우파니샤드는 회상을
더듬어 얘기하는 대화형식으로 구성되며 반복되는 특징을 갖는다. 크샤트리아와 여성도 브라흐민과
함께 토론에 참여하는 것으로 극화되어있다. 이는 우파니샤드가 브라흐민에 의해서만 씌어진 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다. 특히 이원론적 색채가 있는 부분은 크샤트리아 계급이 쓴 것일 것이다.
크샤트리아 사람들은 아리아족의 과거 힌두교를 원형 그대로 고수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외부세계도 하나의 분명한 실재로서 강력한 힘 갖고 있다는 관념에 바탕해서 풍요를 위한 제의와
주술의례 수행에 관심이 있었다.

우파니샤드는 금욕주의의 경향과 제의주의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의식을
없애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제의를 대신할 어떤 것을 찾아냄으로써 실제로는 제의주의에 반발한
셈이다. 제의 대신 찾아낸 것은 고행자와 현인 리시스(rishis)의 행동, 몸가짐, 신성이었다. 공희제의의
제물은 한편으로는 생물의 주관자 Prajapati(만물을 창조할 때에 제물이 되었던 Purusha가 제의
때마다 다시 제물로 바쳐지는 것)이고, 한편으로는 프라자파티 자신이 제주로서 자기 몸을 스스로 제물로
바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사타파타-브라흐마나]에 이미 씌어 있다. 즉 '공희자=공희물=프라자파티' 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힌두교의 신앙생활을 관통하는 하나의 관념은 숲속 은자가 마음속에 간직한 종교적
열정 타파스(tapas)와 제장에서 타오르는 불은 같은 것이고, 베다의 송가를 마음속으로 되뇌이는 것도
그것을 제장에서 실제로 소리내어 음송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하는 것이다. 이는 바깥에 존재하는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것으로부터 자아 내면에서 마음속으로 제의를 올리는 것으로 전환함으로써 제의의
내면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 결과 정신이나 자아, 인간 내면의 자아 아트만(atman)을 중시하는 경향이
대두했다. 내면의 아트만에 비해 육신, 자연계(prakriti, 질료)는 별로 가치 없는 것이고, 따라서 내면의
자아를 무시하고 자연계에 만족하는 것은 무지한 행위로 환상과 고통을 낳을 뿐이다. 그러므로 구원을
얻는 최선의 길은 자연계 및 그 안에서 감각과 정신으로 겪는 체험을 깨버리고 나오는 것, 즉 육신을
버리고 영혼을 풀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우파니샤드의 부분적 가르침이다. 그런 관점은
프라크리티 아트만의 이원론에 머무는 셈이므로 우파니샤드 사상가들은 아트만과 프라크리티를 대등하게
놓았다가 다시 그것을 하나로 묶는 관점(일원론)에 도달했다. 즉 사물 사이의 내적 연관성 모색에서 동등성,
동일성을 발견한 것이다. 최초의 사람, 또는 암소나 말이 자기 몸을 희생해서 해체함으로써 우주 삼라만상이
이뤄졌고, 이제는 역으로 그 각 부분을 다시 모음으로써 전체를 재구성한다는 것이다. 모든 사물은 결국
하나로 묶인다. 그 존재의 근원이 하나이기 때문이다. 어떤 근원의 존재, 또는 실재 속에서 만물이 하나가
된다는 점을 깨닫고 그런 신비로운 합일을 몸소 성취해서, 삼라만상의 겉모양만을 보고 그것이 모두 서로
다른 개체라고 여기는 환상에서 벗어나고자(moksha를 이루고자) 했다. 이 모든 것을 포용하는 존재를
브라흐만이라고 칭했다. 이는 베다적 용어(기도의 성스러운 힘)에서 궁극적 실재를 직접 지칭하는
것으로 발전한 것이다.

우파니샤드에는 브라흐만에 대한 분명한 정의 없이 매우 풍부하고 다양하게 묘사했다. 인격을 갖춘
일종의 신이라고 여기는 관념도 후대의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비인격적 지칭(그것)과 인격적
지칭(그이)이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초기 구절에서는 브라흐만을 의례히 중성자, 주형, 만물의
근본으로서의 유일물로 이해했다. 후기의 우파니샤드에 오면 '그'와 '그것' 두 가지 대명사에 대한
문제의식을 노정한다. '그'가 신이라면 '그것'은 초월이면서도 '신'을 내포한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인격자로 현현된 브라흐만(그)과 현현되지 않는 브라흐만(그것)을 구분하게 된다. "형상 있는
것은 비실재적이고 형상 없는 것이 실재적이다."([마이트리 우파니샤드])라는 것이다. 이처럼 형상화된
브라흐만이 형상화되지 않은 브라흐만보다 실재성이 약하다고 하는 관념이 후대에 와서는 maya 교리로
발전했다. 현현되지 않은 것이 현현된 사물과 존재 모두의 원천이며 근거라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은
완전한 실재가 아니며 감추어진 브라흐만만이 완전한 실재이며 영구하다.

형상 없는, 동작 없는 존재가 가시적이고 변화하는 형상의 세상을 창조했을까 하는 질문에 대해
우파니샤드는 현현되지 않은 브라흐만은 히라니아가르바(Hiranyagarbha, 金卵)를 만들어 창조력을
그 알에 담아주었다고 설명한다. 그 금란이 태초에 브라흐만의 바다에서 떠올라 창조의 신 Brahma가
되었다. 브라흐마는 브라흐만이 가진 呪力 maya를 사용해서 세상을 창조했다. 이 브라흐마는 주재자로서의
성격을 가진 인격신으로서 Ishvara(主)라는 명칭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어떤 구절에서는 이 명칭을
파괴의 신 Shiva와 보존의 신 Vishnu에게 부여하기도 했다.

후기 우파니샤드 몇몇에서는 두 브라흐만 구별 관념이 분명해져 인격신을 Saguna Brahman
(속성을 지닌 브라흐만)라고 하고, 형상이 없고 인간으로서는 알 수 없으며 불멸, 무한한 브라흐만을
Nirguna Brahman이라고 하기도 했다. 니르구나 브라흐만은 묘사하기 어려워 "Neti, neti"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지만, 사구나 브라흐만은 인간이 알 수도 묘사할
수도 있다. 니르구나 브라흐만이 더 궁극적인 것이고 사구나 브라흐만은 인간이 직접 접하는
외부 세계의 근원이 된다.

'그'와 '그것'으로서의 브라흐만은 모든 객체, 우리 외부의 모든 것, 감각에 의해 주어지는 모든
자연계의 구성요소가 되며 그 모두에 편재한다. 동시에 브라흐만은 내면세계 전체를 의미하므로,
인간의 영혼 자체, 영혼의 활동도 모두 그 유일자가 자신을 드러내는 여러 가지 모습 중의 하나이다.
여기에서 내면의 자아는 atman이다. atman은 철학용어로, 육신, 감각기관, 정신상태와는 구별되는
깊고 안 보이는 자아이다. 즉 육신을 통해 활동하는 경험적 자아 jiva가 아니라 육신과는 별개로
존재하는 초월적 자아이다. Brahman과 Atman은 사실상 하나이다.

이런 추론의 마지막 결론은 인간의 진정한 자아와 세계의 영혼 paramatman(보편적 아트만)은
하나라는 것이다. Chandogya Upanishad의 "Tat tvam asi"(저것(그것)이 당신이다!)는 그것을 잘 보여준다.

근본 영혼인 브라흐만이 인간 영혼을 형성하는 재료가 된다. 브라흐만은 모든 sat(존재)이며 cit(의식)이고
ananda(至福)인 동시에 그 정반대이기도 하다. 개개 자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브라흐만에 근거해
일어난다. 그러므로 외부의 실체인 브라흐만과 내부의 자아인 아트만을 동일시할 수 있고, 브라흐만과
아트만이 합치는 것(梵我一如)이 궁극적 실재이다. 주객 일치이다.

모든 우파니샤드가 이런 결론에 이르지는 않았다. 일신관에 머무는 것도 존재했다. 한편 브라흐만과
아트만의 합일체만이 진정한 실재이므로 우주는 그 실재의 환영이든가 한갓 '운동경기', '놀이', '예술'이라고
보는 후기 베단타 교리에까지 이르지 못한 우파니샤드도 존재했다.

우파니샤드 사상가들은 신비주의를 바탕으로 했다. 그들은 브라흐만과 합일하거나 브라흐만에 흡입될
수 있는 기술을 알고 있었다. 지극히 평정된 마음으로 앉아서 명상하는 것, 확실하게 알려는 마음가짐을
굳게 하는 것, 단순한 의견이나 신념 정도가 아니라 영적 확신을 가지고, 자기와 주변의 감각세계가
하나의 근원에서 비롯한 것임을 생각했다. 모두가 브라흐만과 아트만의 합일체라고 여겼고, 이러한 합치는
무의식 상태에서 경험할 때 더욱 확실하다고 했다.

후대 우파니샤드 사상가들은 그것에 비견되는 세 가지 정신상태를 주장했다. 즉 깨어있는 의식의 상태,
꿈꾸는 수면 상태, 꿈을 안꾸는 깊은 수면의 상태이다. 앞의 둘은 주객, 자아와 비자아, 에고와 비에고를
구분하는 이원적 판별의식이 존재하므로 실제 체험에는 부적당하고, 꿈없는 깊은 수면 상태가 브라흐만과
합일된 경지에 가장 가깝다.

이 세가지 경지의 밑바탕이면서 셋을 모두 넘어서는 또 하나의 의식 상태가 순수의식이다. 그것은
브라흐만과 합일하는 체험(turiya 또는 caturtha)을 해야만 완전히 성취된다. 세계와 자아 모두가
왜곡과 환상을 떨쳐버린 순수한 본질 그대로의 상태에서 브라흐만-아트만의 합일체와 합치되는
체험이다. 이 의식상태의 체험이 moksha이자 마지막 해탈이며 윤회로부터의 탈피이다.

우파니샤드에는 주기적 파멸 및 재창조 이론이 있다. 세상은 피조물의 시대인 劫 kalpa 이 끝날
때마다 해체되고, 우주의 모든 영혼은 육신을 떠나 대기하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pralaya라고 하는
絶對全無,靜止의 기간이 지난 후 세상은 다시 존재하게 되고, 멈추어 있던 영혼들도 식물, 동물, 인간,
신, 마신 등으로 다시 나타난다. 이런 관념은 힌두교 육파철학에 특히 영향을 끼침

우파니샤드에서 윤회사상과 업사상이 출현했다. 원래 아리아인에게는 윤회나 업 이념 없었으므로
그런 사상은 인도땅 자체에서 싹텄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의 윤회 samsara 개념은 죽은 사람의
영혼은 브라흐만과 합일하는 상태로 돌아가는 한 경우만 제외하고는 모두 천상, 지옥 혹은 그밖의
곳에 가므로 영원히 같은 모습으로 있지는 못하다. 다른 형태로 수없이 거듭 태어난다는 것이다.
그러한 來生을 결정 짓는 것이 業이다. 즉 내생은 업 karma(행실,업적)의 법칙에 따라 결정되므로
전생의 업이 이승에서 일어나는 일의 원인이 된다. 챤도기아 우파니샤드는 현세에서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내생에서 브라흐만이나 크샤트리아 아니면 바이시아로 태어나게 될것이고, 현세에서 좋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은 개나 돼지, 카스트에도 못드는 천민으로 태어나게 될 것이라고 가르쳤다. 이 업의
법칙이 더 발전해서 인간의 모든 행위 하나 하나가 운명을 결정하는 작용을 한다고 이야기되었다.
물론 대부분의 힌두교도는 각 개별 행위가 내생을 결정짓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업의
법칙이 자연법칙처럼 정확하다는 믿음은 공유했다. "심판관도 없고 재판도 없다 처벌도 없고 참회나
보상도 없다. ... 영원한 우주의 냉엄한 인과율만이 있을 뿐이다." 후대에 와서는 행실의 결과를 정확히
추정하려는 경향도 생겨났다. 특히 카스트 체계는 윤회와 업의 관념에 완벽하게 부합했다.

기원전 500년 전후로 카스트 제도가 확립되었다. 이 카스트 체계에 속하지 못한 불가촉민도 존재했는데
사회의 쓰레기, 부정한 존재로 취급당했다. 카스트 체계에서 더 높은 사회적 신분으로 올라갈 기회는
전혀 없다. 이러한 사회적 계층 분화는 같은 카스트 안에서도 여러 가지 신분으로 구분되었다.
jati(세분된 계층)에 따라 다른 계층 간에는 혼인이 금지되고 친교의 자유가 제한되었다.

종교의 교리에서 카스트 제도는 업의 법칙과 연결되어 불평등한 삶의 현실을 포괄해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게 했다. 사회 구조에 도덕적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다. 이는 사회불평등 교정의 시도나
사회정의, 보상의 이념 마련하는 시도를 불경스럽고 부도덕한 것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업의 법칙, 현세 부정의 고행주의가 발전하면서 염세관이 싹텄다. 한편 유목민이었던 아리아족이
갠지스강 유역 평야로 내려와 무겁고 기진케 하는 기후에서 생활하다보니 수동적 기질로 바뀐
영향도 있다. 아무튼 내생에서 더 낮은 신분으로 태어날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낙심은 증폭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해결책은 희망 없이 생성, 변화, 해체, 소멸하는 세상과는
다른 어떤 실재의 영역, 즉 진정한 존재와 진정한 자유의 영역, 한마디로 니르바나가 있다는
신념을 창출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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